[이슈페이퍼 2026-04] 노동이사제의 두 가지 효과와 그 발현 조건 -독일·아일랜드 연구의 비교와 한국에 대한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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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2026-04] 노동이사제의 두 가지 효과와 그 발현 조건 -독일·아일랜드 연구의 비교와 한국에 대한 시사점

[이슈페이퍼 2026-04] 

노동이사제의 두 가지 효과와 그 발현 조건 

-독일·아일랜드 연구의 비교와 한국에 대한 시사점



작성자: 이명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노동이사제(Board-Level Employee Representation)는 1951년 독일 공동결정법을 원형으로 현재 유럽 30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2016년 서울시 조례와 2022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공기업·준정부기관에 의무화되었다. 그러나 국내 연구는 법적 쟁점, 도입 필요성, 해외 사례, 운영 실태와 수용성 분석에 집중되어, 노동이사제가 어떤 경로와 조건에서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이 글은 노동이사제의 효과를 재무적 차원과 비재무적 차원으로 구분하고, 독일을 대상으로 한 계량 실증연구 Fauver & Fuerst(2006)와 아일랜드 공공기관 노동이사의 경험을 분석한 질적 연구 TASC(2012)를 비교 검토하여, 한국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의 운영·확대 논의에 참고할 경험적 근거와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두 연구는 분석 방법과 제도 맥락이 크게 다르지만 세 가지 발견에서 수렴한다. 첫째, 노동이사는 생산현장과 조직 내부의 정보를 이사회에 전달하는 정보 중개자로 기능한다. 둘째, 경영진과 지배주주에 대한 이사회의 감시 기능을 보완한다. 셋째, 이러한 효과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자동 발생하지 않고, 대표성 수준, 정보 접근권, 위원회 참여, 교육, 노동조합과의 역할 구분 등 제도 설계에 따라 조건부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독일 사례 연구의 핵심 결론은 적정 수준의 노동자대표 참여가 기업의 효율성과 시장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점이다. 노동자대표 비율이 낮은 구간에서는 대표성이 높아질수록 기업가치가 상승한다. 정보전달기능과 감시자 기능이 이러한 결과를 낳는다. 아일랜드 사례에서는 노동이사가 이사회와 직원을 잇는 양방향 정보 통로로 기능하고, 집단사고를 방지하며, 경영진의 정보 독점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이사제의 대표적 우려인 기밀 누설과 이해충돌은 실제 운영 경험에서 거의 확인되지 않았으나, 감사·보수위원회 배제, 교육 부족, 역할 혼동이 제도의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한국에 대한 시사점은 분명하다. 한국의 노동이사는 중앙공공기관이 원칙적으로 1명, 지방 공공기관도 대체로 1~2명 수준으로 독일·아일랜드보다 낮은 대표성을 갖는다. 따라서 당면 과제는 ‘과도한 대표성’이 아니라 ‘과소대표성’ 속에서 노동이사가 실질적으로 의사결정에 기여하도록 조건을 마련하는 데 있다. 단기적으로는 정보 접근권, 전문위원회 참여, 이사 실무교육 등 운영 개선이, 중기적으로는 노동이사 권한의 명문화와 기관별 차등 설계 및 비재무성과까지 포함하는 성과지표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를 직원 전체의 이익과 회사의 장기적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도록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노동조합·노동이사·학계·시민사회가 함께 추진해야 할 기업지배구조 개혁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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